백야행 히가시노게이고

28일에 주문했을 때 9월 30일 배송으로 떠서 10월 4일 이후 받겠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바로 왔다. 사실 백야행은 그렇게 읽고 싶었던 소설도 아니었고(3권이라는게 부담도 됐고) 무엇보다 스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손이 가지 않았다. 책을 읽기 전에 영화로 볼까도 생각했지만 영화도 끌리지 않았고 무엇보다 러브스토리에 별 감흥을 못느껴서 내가 과연 사고도 읽을까 생각했다.

비밀 역시 영화의 내용은 모두 알기 때문에 소설도 끌리지 않았는데 백야행을 읽고나서 조금 달라졌다.

열림원에서출판한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 백야행3권, 방황하는 칼날 두께 비교.

차라리 3권이 아니라 2권으로 분리했더라면 좋았을껄 생각한다. 까라마조프씨네는 차라리 2권이 아니라 3권으로 분리하는게 더 좋았을뻔 해고...ㅠㅠ

책이 도착하자마자 읽었는데 느낌을 알아보기 위한 체크였다. 책을 펼치고 감흥이 없으면 쳐박아두고 언제 읽을지 모르는 순번을 기다리고 있을텐데 내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책을 놓을수가 없었다. 간신히 2권을 읽고나서 즐거움을 위해 꾹 참고 저녁 먹음다음에 읽었지만.

대부분 알고 있다시피 주인공은 남여이지만 이 주인공은 겉으로 들어나지 않는다. 주변사람의 시선을 통해 이들이 무엇을 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추측할 뿐이다.

나에게 백야의 이미지는 불면증이다. 영화 인썸니아를 보고 그런 이미지가 고착됐는지 모른다. 그래서 불명증과 더불어 짙은 안개의 이미지가 드는데 주인공의 이미지가 딱 이 백야의 이미지다. 제목도 참 잘지었다 생각이 든다. 제목을 먼저 생각하고 주인공 스토리를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하얀 어둠 자체가 나에겐 짙은 안개로 느껴졌다.

챕터마다 서술자의 시점이 바뀌는데 어찌보면 지루할 수도 있을 내용의 재미를 더 증가시킨다. 처음의 시점은 사사가키 쥰조 형사로 마을 공원의 허름한 건물에서 남자의 사체가 발견된 사건을 맡고나서 시작된다. 쇼파에 난자된체 죽어있는 남자. 남자의 신원은 곧 밝혀지고 전당포를 하는 남자로 밝혀진다. 그리고 일사철리로 그의 행적을 파악하지만 용의자만 있을 뿐 범인의 정체는 흐릿하다. 어찌보면 모두가 용의자 같다. 그의 부인도, 그의 부하직원도. 전당포 단골 손님 모두 다.

행적을 조사하던 중 그의 위에서 푸딩을 발견하고 그 푸딩을 추적하는 도중 고객명단 주소와 일치하는 장소를 찾아 그 집을 찾아간다. 그 집에는 소녀가 있는데 그 소녀는 나시모토 유키호. 엄마는 일을 하러 나갔고 소녀 혼자 집을 지키는 것이다. 형사는 그녀의 엄마 나시모토 후미오와 죽은 전당포 주인이 불륜관계가 아닐까 의심한다. 하지만 의심만 들뿐 물증이 없다. 그래서 형사는 이 집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다 전문적으로 생필품을 유통해주는 남자와 유키호의 엄마가 모종의 관계가 아닐까 의심하다 결국 그 남자가 죽고, 그 남자의 차에서 죽은 전당포 주인의 지포라이터가 발견되면서 그 남자가 범인이 아닐까 하고 사건은 흐지부지 된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유키호의 어머니는 가스중독으로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몇년 후. 꾸준히 사건이 계속 지속되는게 아니라 사건이 계속 계속 다른 사람의 시점에 따라 옮겨진다. 이번에는 아키요시 유이치의 시점인데 아시요시는 중학생으로 이쁜 여중생의 사진을 찍어 학생들에게 판다. 아키요시도 중학생. 그의 단골 도촬상대는 가사하라 유키호. 유키호는 후에 자신의 아버지의 사촌에게 입양되는데 다행히 양어머니는 친절한 분으로 다도와 꽃꽃이에도 능하신 분이다. 게다가 경제적 사정도 어느정도 괜찮아 유키로를 유명 사립 중학교에 보내주었는데 유키호는 점점 갈수록 성숙한 여성으로 자란다.

가요시마 에리코 역시 그런 유키호를 동경한다. 자신은 법접하지 못할 여성(중학생이지만 그녀의 일기장에는 종종 유키호를 여성이라 칭한다.)으로 생각하고 그녀와 친구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가사하라 유키호를 둘러싼 소문을 싫어하고 유키호가 자신에 대한 소문을 물어보자 그녀가 상처받지 않게 불필요한 부분은 말하지 않고 전해준다.

그 여중학교에는 유키호와 거의 양대산맥(?)일 정도로 인기있는 학생이 후지무라 미야코라는 학생인데 어느날 유이치에게 그 학생을 찍어달라는 의뢰가 들어오고 흔쾌히 수락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그 여학생이 성폭행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범인은 유이치가 지목되고 거기에 떨어진 달마 열쇠고리를 증거로 내세우는데 그 달마는 그의 친구 기구치 후미히코의 것이다. 잠시 양심에 흔들리다 결국 기구치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렇게 점점 초등학교-고등학교-대학교-결혼 생활 이렇게 타인의 시점에 따라 서술되는데 그 서술자 한명 한명이 나에겐 공감이 된다. 특히 에리코와 노리코에게 공감을 하는데

에리코는 대학 신입생때 댄스부에 유키호와 같이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부장의 눈에 띄게 된다. 자신은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라고 생각했던 에리코는 부장 가즈나리로 인해 아름다운 여성으로 탈바꿈되는데 마치 프리티우먼같다. 유명 제약회사 사장의 조카인 가즈나리는 에리코의 머리를 바꿔주고 옷도 사주며 호감을 표시해주는데 에리코 역시 싫지는 않았다. 하지만 왜 이사람이, 하는 생각이 들던 찰라, 그녀는 못씁짓을 당한다. 그리고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가즈나리 앞에 나타지 않는다.

기리하라 료지의 학창시절 시점은 소노무라 도모히코의 시점에서 서술되는데 기리하라의 제안으로 호스트(?) 알바를 뛰게 되는데 절대 사적인 만남을 갖지 말라는 료지의 말을 무시하고 유코라는 여성을 만나다 결국 그 여자가 복상사를 당하고 료지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 료지는 알았다면서 혈액형이 뭐냐고 물어보는데 정말 기가막힌 방법으로 사건을해결하고 도모히코는 료지를 절대적으로 믿게되고 복종한다. 도모히코에겐 재능이 하나 있는데 그건 컴퓨터로 프로그램이나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료지는 도모히코에게 어떤 게임을 주면서 똑같이 복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게임을 팔게된다.

료지의 이야기가 나올때는 컴퓨터관련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80~90년대 컴퓨터의 역사강좌를 듣는 느낌. 현금카드 복제 부분도 그렇다. 결국 료지의 조언으로 컴퓨터관련과를 가게 되고 료지를 위해서 열심히 수업을 듣는다. 료지가 대학에 가지 못했기 떄문인데 그래서인지 료지는 도모히코가 필기해온 수업을 열심히 읽기 떄문이다.

전체적으로 료지와 유키호가 만났다! 이런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유키호의 과외 선생이 유키호가 밤에 어딜 급하게 나가는것을 보았다고 하거나 유코의 호텔에서 어떤 여자가 샴푸를 갖다 달라고 하거나 이런 말을 했을땐 유키호가 도와주었나 우리가 추측을 할 수 있다. 유키호가 너 호빠차리라고 이 프로그램 배껴서 내 돈줄 좀 대줘라 이런 장면은 없지만 나는 유키호가 그렇게까지 료지를 부려먹었을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가장 마음이 찡했던 장면은 한 장면은 도모히코와 그녀의 연인 히로에의 사랑을 염원하며 종이로 인형을 만들어 주었을때다. 그 종이 인형을 만들었을때 료지는 무슨생각을 했을까 생각하면 눈물 펑펑은 아니지만 가슴이 찡하다. 그래서 노리코와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다.

결국 유키호는 댄스부의 부부장급(?)인 다카미야 마코토와 결혼하는데 사실 마코토에겐 흔들리는 여자 상대가 있었는데 파견직원인 치즈루다. 그는 결혼하기 하루 전에 마음을 꽁꽁 숨기다 가즈나리의 도움으로 고백하려고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예정대로 유키호와 결혼한다. 하지만 그 결혼이 행복할리가 없다. 사실 유키호를 좋아하긴 하지만 격정적으로 사랑의 느낌은 없었다. 2년전 그녀가 임신하고 애를 지웠을때 이 여자를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하고나서는 이상하게 애도 안생기는것이다. 피임도 안했는데. 그리고 그녀는 점점 승승장구하고 주식 대박까지 치고 나중엔 옷가게까지 차렸다. 자신이 한푼도 도와주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그리고 일적으로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누군가 훔쳐가 골치를 썩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열등감도 많아지고 유키호와 싫은소리까지 오고간다. 그러자 유키호는 골프교실에 다니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는데...

전체적으로 내용은 19년동안의 이야기다. 읽다보면 19년의 세월은 참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구나 생각이 들면서 얘네들도 힘들게 사네 이런 생각을 했다. 어찌보면 료지는 야망보다 사랑이 앞선 인물이고 유키호는 사랑보다는 야망이 앞선 인물이다. 어찌보면 그녀가 돈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거 같기도하다. 그 시궁창 같은 벗어나려면 돈이 필요했으니까 말이다.

깊게 가면 어른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런건 아니지 싶은 생각이 든다. 이렇게 길게 말했는데도 겨우 2권이다. 이렇게 내용이 지루할 틈없이 전개되니깐 손을 놓을수가 없다.

이 책을 일기 전까지는 백야행 이미지는 길고 지루한 추리소설일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야ㅠㅠ

모방범 역시 3권짜라 재미있다고는 하지만 영 시도하기 불편했는데 모방범도 길지만 재미있을꺼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결국 유키호는 이혼하게 되고 가즈나리의 사촌형. 실질적으로 제약회사를 승계할 사람과 사귀게 된다. 하지만 가즈나리는 영 낌새가 이상하다 싶어 유키호의 전 남편이 골프장에서 인연을 맺은 탐정 이마에다 나오미를 만나 유키호에 대해 의뢰를 한다.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 말이다. 그 이후가 3권의 내용이다.

정말 몇 사람이 나오는지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이 나와 내용의 흥미를 더한다. 그리고 사건을 제대로 종결하든 19년전 전당포 주인 살해사건을 맡은 사사가키 형사가 등장한다.

이 형사 정말 찰거머리다. 정말 단순히 찝찝하다 영 석연치않다는 이유로 19년동안(사실 료지가 마사하루(전당포에서 일했던 사람)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쫓아다니는거지만 그 사건 역시 오래된 사건) 추적을 한다는게....사실 료지가 나쁜놈이면 괜찮지만 좋은놈이니깐 쓸때없는 오지랖은 냅둬요! 하는 생각이 무럭무럭.

이마에다는 가즈나리의 부탁드로 유키호를 추적하는데 그 도중 사실 료지를 자신이 3년전에 봤다는것을 알게는데...

읽으면서 여인천하가 생각났다. 유키호는 난정이 료지는 길상이. 결국 길상이의 최후는 기억나지 않지만 난정이의 부탁으로 이일저일다하고 나중에 치부책도 훔쳐오고 뛰어난 무술실력을 가졌지만 결국 난정이의 그림자가 되어버린 길상이가 생각났다.

내용의 반전보다는 주변사람으로 전해지는 이 둘의 모습이 더 재미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을 받는 작품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일본판이든 한국판이든 둘다 영화는 보고 싶지 않다. 그냥 내 상상 그대로 남겨두는게 이 소설을 더 재미있게 음미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추리소설은 2번 이상 읽지 않게 되는데 이 소설은 읽고나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을 몇번 더 읽어 보았다. 역시 종이인형이 제일 가슴 아프다. 도서관에서 가위로 사각사각 유키호를 위해서 종이 인형을 만들었을때 료지는 참 행복했을거라 생각이 들지만 그게 너무 잠시라는게 가슴아팠다. 에리코 역시 유키호를 동경했을때 제일 행복하지 않났나 싶구. 여자아이에겐 멋진 남자친구만큼 멋진여자친구도 로망이니까 말이다.

책을 읽고나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등장인물이 많은 만큼 그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생각하느냐고 하루가 다 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팬이라고까지 생각을 못했는데 이 책으로 인해 확인사살 당했다. 난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인 것이었다....그치만 즐거움을 위해서 다른 책들은 좀 보류하고 싶지만 독소,흑소,괴소 소설 단편집 사고싶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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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야행 | Freedom Developers 2011-10-03 00:52:01 #

    ... 3권이 아니라 2권으로 분리했더라면 좋았을껄 생각한다. 까라마조프씨네는 차라리 2권이 아니라 3권으로 분리하는게 더 좋았을뻔 해고…ㅠㅠ 이글루스 ‘도서’ 테마 최근글 Posted on October 2, 2011 by acousticlife. This entry was posted in Rss and t ... more

덧글

  • 백야행팬1인 2011/10/03 09:08 # 삭제 답글

    영화말고 일본드라마는 어떠신지요? 소설과는 또다른 관점이면서도 분위기를 정말 잘살린!! 정말 좋아하실꺼에요 >_<
  • 남박사 2011/10/04 10:25 #

    소설과 다른 관점이라니까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네요. 꼭 한번 볼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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