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3음 콘서트 : 하루키 소설을 음미하다 _ 2018년 10월 12일


 



볼만한 공연이 있나 검색하다 하루키 콘서트가 있는지 알아서 예매. 가격도 2만원이라 저렴하다.
그런데...이 사실을 나만 아는것 같아서 포스팅....ㅠㅠ

하루키 네임벨류 때문인지 하루키 콘서트는 늘 만석이었는데....ㅜㅜ

그런데 무슨 음악이 나오는지 조금 스포해주면 기대가 될텐데, 라는 생각도 들지만
요즘들어 영화든 공연이든 내용을 알고 가는것보다 아에 모르고 가는 생태에서 가는것도
나름 즐거워진다. 그런 의미로 이번 콘서트가 기대된다.

그런데...그런데.....곰곰히 생각해보니 하루키 소설을 음미하다인데....음악은 안나오고 하루키 소설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걸까...문득....그런 생각이 들었다....음악 나오는줄 알았는데....나오겠지..뭔가는...

무라카미 하루키 일러스트 전시회 도록



우연히 검색으로 작년에 하루키 일러스트 전시회를 한다는것 알고 눈물 나게 후회..

나는 왜 일본에 관심이 없었던가...처음으로 후회했다....

한국에서도 제발 전시회 해주세요...굿즈 잘 만들잖아요..

그래도 도록을 팔아줘서 다행, 이지만 크기가 작다..어쩐지 너무 싸다 했어..

그래도 물건너 온거라 꽤 시간이 걸렸던것으로 기억...거의 한달만에 받았다.


귀여운 후와후와, 이걸 실물로 봐야하는데...
돈이 있다면 일러스트 원화를 사고 싶다..
안자이 미즈마루 돌아가셨으니 그 값을 더 올라겠지..아니면 옥션에도 안나오는걸까..

그러고보니 안자이 미즈마루 수필을 산다해놓고.....
바보새끼...이번에 하루키 책 샀을 때 장바구니에 담았어야 하는데...ㅠㅠㅠㅠ
까맣게 잊고 있었다....쓰면서 기억하다니....ㅠㅠ


좋아하는 양사나이 그래도 책이 작아 안타까웠다...좀 더 컸으면 좋았을텐데 책이 작으니깐 넘기기도 불편.
무엇보다 일본어를 모르니 뭔 말이 적혀 있긴한데...제발 한국에 전시해서 한국어 도록도 만들어 주세요 제발...ㅠㅠ

기사단장 죽이기 전체적 감상. 무라카미하루키


오랜만에 하루키 소설 감상을 쓴다. 그동안 스스로 숙제처럼 생각해서 다음을 써야지, 하면서 생각하다 놓고 있었다.
한동안 잊고 있으면 하루키는 신간을 내놓는다.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우연히 검색을 통해 알게됐다. 하지만 내용을 알고 싶지 않은 채 읽고 싶어서 최대한 검색도 안했다. 하루키 신간 알람에 정말 기뻤다. 그리고 내심 사인본 이벤트같은건 안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역시나...

색채가 없는~을 교훈삼아 사인본 같은건 정말 운이다! 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였으나...

게다가 이건 2권이다!! 생각했지만...그래서 겨우겨우 자제한게 3세트...이미 2세트는 꽝이다. 알라딘에서 오늘 온다고 했는데...기대 안한다. 게다가 다 읽고 보니 띠지에서 기사단장 친필 사인본을 준다고 하는 이벤트가 있다길래(띠지 안봤으면 어쩔뻔...정말 생각지도 않았다..) 문학동네 홈페이지 갔더니, 진짜 운이네...

그래도 교보문고가 먼저 와서 다행이다. 알라딘은 컵때문에 배송이 늦어졌는데-

책이 생각보다 두꺼워서 1주일 안에 다 읽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늘 하루키 책을 추천해달라면 고민이 많았다. 그 재미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 책이 남들에게 재미가 없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색채가 없는~을 친구에게 선물해줬더니, 생각보다 재미가 없네, 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꽤 재미있었다고 생각해지만 그건 내가 하루키 문체에 많이 익숙해졌기 때문에, 혹은 팬이니까 그런건지도 모른다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소설은 하루키 팬이 아니더라도 다 재밌게 읽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원래 책을 빠르게 읽는 성격은 아니고 중간에 재미가 없으면 중도 포기를 해버린다. 그래서 늘 읽다만 책으로 가득하지만, 이 책은 2일만에 다 읽었다. 재미는 있지만 책이 왜 이렇게 두꺼워 손목이 아프잖아. 생각했지만...들고 나가서 읽을만한 책은 아니다. 오히려 방바닥에서 딩굴딩굴 읽는게 더 편하다.

초상화가인 주인공은 아내에게 이혼선고를 받고 여행을 한다. 일본의 여러지명이 나오는데 솔직히 지명이나 고속도로, 자동차가 나오면 나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옛날 하루키가 면허 없었을 때가 그립다. 재규어의 엔진소리는 일반인들은 당연히 모르잖아. 면허따고 자동차를 타면서부터 책 속에서 자동차의 묘사가 자세해졌다. 조금 멀어진 느낌...

문득 스콧 피츠제럴드의 <리츠칼튼 호텔만한 다이아몬드>가 생각났다. 여기있는 등장인물들은 다 부유하거나 중산층이어서 가난이라고는 모를것 같다. 아마 불이나면 모조 보석을 가지고 나올것 같아...

집없어 고민하니 친구는 자기 아버지 집을 빌려준다. 친구 아버지는 일본 화가의 거장. 그냥 평범한 사람 아니고요...

게다가 여기에 나오는 남자들은 다 요리를 잘한다. 산속에 있다고 컵라면이나 인스턴트로 안때운다. 그 친구는 직장까지 알아봐준다. 이렇게까지 다정해도 되는거야? 굉장히 상냥하고 친절하다. 게다가 요리도 프로 요리사 수준!

처음에 마사히코라는 이름 때문에 여자인줄 알았다. 나 혼자 아름답고 상냥한 바이섹슈얼일지도 모르는 그녀를 상상하고 있었는데 남자였다. 코가 붙으면 여자일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도모히코도 코가 들어가는구나.

친구가 알아봐준 문화센터에서 여자친구도 사귀게 된다. 부유하고 아름다운 유부녀, 이쯤되면 하루키 소설 옵션이라 생각이 들정도... 그 유부녀는 정글통신으로 이웃사촌 멘시키에 대해서 알아봐준다. 면세점 면에 색깔의 색. 멘시키 와타루. 와타루는 강을 건너다. 그리고 왼손잡이.

초상화가지만 원래 추상화를 그렸고 이제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려고 했지만 에이전트에게 다시 의뢰가 들어온다. 그것도 상당한 거액. 이정도면 뭐 혼자만의 각오니깐 간단히 무시. 의뢰를 맡게된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혹은 의도적인 문득 멘시키라면 가능할지도 라는 생각이 든다.) 멘시키는 앞집사람. 늘 거대한 유람선 같은 그 하얀집을 보고 있었는데 그 집의 주인.

의뢰조건도 좋았다. 마음대로 형식을 무시하고 그려도 된다는 것. 대신에 자신을 보면서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신의 앞집에 초상화가가 있고 이를 이용해서 마리에게 접근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긴 드는데..

작가는 멘시키의 저택을 위대한 개츠비를 모델로 썼다 했다. 그래서일까 의식적으로 개츠비를 생각하게 됐다. 

주인공은 어느날 방울소리를 듣게 되고 멘시키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 그리고 그 둘은 그 방울소리를 기다리고 같이 듣게 된다. 사실 주인공만 이 소리를 듣는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같이 들어서 다행이라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 소설을 흘러갈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는데 정말 종잡을 수 없었다. 마지막에 가서야 아, 이래서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허투루 흘리는 사건이 없다.

예를 들어 주인공은 여행중에 어떤 여자를 만난다. 누가 자신을 미행하는것 같으니 같이 있어달라 한다. 그리고 그 여자와 같이 모텔에 들어가는데 이왕 이렇게 됐으니 여자는 같이 자자한다. 같이 자면서 여자는 자신의 목을 졸라달라 하는데-

그냥 에피소드인줄 알았다. 문화센터에서 처음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연장선같은 느낌.

하지만 그 여자와 자고나서 한 남자와 스치게 된다. 스바루를 탄 남자.(실제보다 더 길지만 자동차 용어에 약하다...) 그 남자는 그 목을 조른 여자를 미행한걸까? 그 남자는 그 둘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알고 있을까? 정말 그를 비난하는 눈빛으로 봤을까?

그저 지나가는 남자일지도 모른다. 처음엔 그저 작가에게 마음에 남는 일, 정도로 생각했는데 정말 중요한 에피소드 중 하나.

그리고 주인공에게 3살 연하의 여동생이 있었다. 우연하게도? 자신의 부인도 3살 연하. 그리고 정말 우연하게도? 도모히코의 남동생도 3살 연하. 이 부분이 주인공과 도모히코와 정점을, 모서리가 서로 맞게되는 부분이라 생각이 들었다.

여동생은 심장에 문제가 있었지만 수술이 잘 되서 무리하지 않으면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12살이 되자 갑작스러게 죽게된다. 그 트라우마로 폐쇄공포증가지 앓게 된다. 앨리스의 내용이 전부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고미. 

그러고보니 쳬셔고양이과 기사단장은 닮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현현하는 이데아 기사단장.

나는 1권을 읽고 꿈을 꿨다.

원래 마음에 드는 책을 읽으면 그것이 꿈으로 나온다. 황금물고기를 읽었을때도 그렇고 한강의 나무 불꽃을 읽었을때도 그랬다. 이상하게도 채식주의자보다 나무 불꽃이 마음에 더 와 닿았다. 

유즈도 꿈에 상당히 집착하는 면을 보이는데, 사실 나도 그렇다. 오죽하면 내가 이야기 할때, 그거 꿈 이야기야? 하고 동생이 물어본다. 나는 꿈 이야기를 마치 사실로 일어난것처럼 말하기 때문에 가끔 있었던 이야기를 말하면 그거 꿈 이야기야? 하고 물어온다.

나는 책을 읽을 때 궁금한 사항이 있었도 쭉 있는 편이다. 돈 조바니도 검색하지 않았다. 그냥 거기에서 나온거구나, 생각만 했지만 아스카시대 복장만은 궁금했다.

그래서였나? 이상하게 나는 기사단장 죽이기를 본것 같아. 내가 그림을 그릴줄 알면 이 장면을 그려볼텐데...아마 인터넷으로 사진때문에 잔상이 남은건가-

실제로 본건지 꿈에서 본건지 알 수 없지만 꿈 속에서 기사단장이 말했다.

"상황을 빌리는 것 뿐이야"

소설 속 대사인지 모르겠지만, 기사단장 죽기기의 그림을 보고나서 기사단장은 상황을 빌리는 것 뿐이야 하고 나에게 말했다.

맨홀뚜껑에서 나온것 같은 긴 얼굴도 놀란 기사단장의 딸도 나에게 선명하다.

그래서 이 소설이 더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줄거리와 멀리왔지만, 아무튼 그 방울소리가 나는 곳으로 찾아가 결국 파헤치게 된다. 그리고 석실을 발견되는데 석실 안에는 방울만 있다. 마치 우리 무속에서 쓰는 모양과 비슷한다.

아마 스님이 입정했던 장소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한다. 그리고 멘시키는 이세의 인연일 책들 들고온다. 스님이 입정하기 위해 석굴안에 들어갔는데 모든 기억을 잃고 바보처럼 살아간다는 이야기, 말투나 모양이 메타포를 닮았다.

나는 그 소설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신비한 소설인데도 깨달음을 얻기 위해 선정에 들어갔는데 모든건 잃었다.

하루키 소설집 여자가 없는 남자들에서 독립기관이라는 소설이 있다. 그곳에서 잘생기고 능력좋은 의사가 나온다. 그 의사는 나치 강제 수용소책을 읽고(기사단장에서도 나치 이야기가 나온다) 자신이 아무 쓸모없는 번호로 전락해버린다면 자신은 무엇일까?

그 스님 역시 그 스님에게 스님이라는 것과 그리고 그 깨달음이 없다면-

그리고 멘시키는 말한다. 자신이 그저 흙덩어리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냐고 그리고 독립기관의 의사과 비슷한 말을 한다.

혹 하루키 본인도 그런 생각을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하루키 소설에서 나오는 잠깐이지만 불교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하루키 아버지는 스님인데(퇴직후 스님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검색하니 아흔살의 나이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 특별히 아버지와 교류를 한다거나 원래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를 안하니까 그럴수도 있지만 불교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지장보살님이라든가 관세음보살이라든가, 오히려 알기 때문에 금기시 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불교 이야기나 나오니깐 신선? 했다.

그러고보니 늘 외국소설 외국음악 이야기가 주였고 해변의 카프카 이후 뭔가 일본적인걸로 눈을 돌린 느낌이다. 일본화도 의외였다. 

정말 나에게 무언가 요약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는데, 한가지 장면을 읽으면 그 장면에 대해 다른 소설이 생각나고 그러고보니 수필에 이런 글이 있었지 하고 흘러간다...

사실 이 감상문도 쓰는 이유도 여러가지 생각이 뒤엉키다보니 뭔가 정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내가 제일 못하는 것이 정리....

멘시키처럼 깔끔하고 싶다...

유부녀 여친에게 정글통신으로 멘시키에 대해 알아보고 멘시키는 자신의 정보력으로 도모히코에 대해 알아봐준다. 아마 아들보다 더 깊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루키 소설에서는 역사적인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 어느 수필에는 무슨 독립기념일을 자전거 번호로 했다는데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이 누가 있어? 생각했다. 전골냄비가 등장했던 소설도 좋았는데, 나는 외국어와 숫자만 나오면 약해진다...자동차도 마찬가지..

스프크니크의 연인에서도 주인공은 역사를 전공했다. 

머리가 새하얀 멘시키를 볼때마다 뮤가 생각났다. 뮤가 남자라면 멘시키 같을것 같고 멘시키가 여자라면 뮤같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뮤도 재규어를 몬다.

멘시키는 저녁 만찬 장면도 좋았다. 노르웨이숲에서 선배가 사주는 저녁식사 장면을 좋아하는데(안좋아하는 장면이 있을까...) 이런 식사라면 나도 가고 싶다. 칵테일을 잘 만드는 바텐더도 있고....이렇게 능숙하게 사람을 부릴줄 알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능숙하게 사람을 부리지만 마치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게 판타지여...라고 생각했다..이데이인 기사단장이 오히려 현실적이고 멘시키 같은 사람이 더 판타지라고....

표면은 초상화에 대한 감사 답례지만 실은 자신의 딸일지도 모르는 여자의 그림을 그려달라 부탁한다.

문득 위대한 개츠비에서 데이지와 개츠비가 재회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데이지에게 차를 마시러 권하는 닉. 그리고 우연을 가장하여 닉의 집에 들리는 개츠비. 그 모습이 마치 마리에의 그림을 그리는 동안 우연을 가장해서 마리에를 보는 멘시키의 모습이 떠올렸다. 이거도 오마주일까.

방금 검색을 통해 알게됐는데 <개츠비의 넓은 인맥에도 불구하고, 닉, 개츠 씨, '부엉이 눈'(Owl-eyed man), 그리고 몇 명의 개츠비의 집사들과 아버지만이 개츠비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부엉이 눈'은 일찍이 어느 여름 개츠비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는 아무 생각 없는 사람이었다. 출처 ; 위키백과> 

기사단장 죽이기 그림이 있는 곳에 수리부엉이가 살고 있는데, 사실 하루키라면 고양이가 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왜 수리 부엉이일까 생각했는데, 이거와는 상관이 없는거겠지? 일단 뭐든 끼어 맞추기....

마리에가 나오는 부분을 읽으며 댄스 댄스 댄스의 유키가 생각났다. 그러고보니 여기서도 주인공은 이혼을 당한다. 여기서의 유키는 뭔가 더 시니컬한 느낌이지만(오래전에 읽어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할것 같다.)

읽으면서 시점은 현대, 지금 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을 읽고,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별로 자라지 않았구나, 나이만 먹었구나, 그야말로 현타가 왔다. 뭔가 나에게 페이스북이라든가 인스타 이런 부분은 정말 최신?의 느낌이다. 예전에 카카오톡으로 문자를 주고받는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네이트온?같은건가 하고 생각했는데 알고봤더나 스마트폰앱이었다.

정말정말 또 딴 이야기로 흘러가지만 노르웨이숲은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면서 쓰는데 과거의 이야기를 정말 상세히 기억하구나 라고 생각을 했다. 물론 소설이니까, 그리고 아무래도 과거를 회상하다보니 말투가 결국은 30대 후반의 말투다. 조숙해서가 아니라 결국 나레이션이라고 해야하나, 목소리는 30대 후반인 것이다. 아무튼, 나도 그 나이쯤 되보니 과거를 회상하는 거 그렇게 자세히 기억하는건 어려운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댄스 댄스 댄스를 읽었을때만해도 주인공보다 어렸는데....ㅠㅠ

문득 그 나이가 되어보니, 라는 생각이...

생각할거리도 많았고 읽는거지만 볼거리도(눈에 전경이 그려진다) 많은 책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스스로의 숙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읽을땐 재미있는데 쓰는건 왜 이렇게 귀찮은지, 그래도 재미있으니깐 읽으면 즐거우니깐 마음에 담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오늘 책 온다고 하는데, 방금전에 10시 넘어 차소리가 나길래 가봤더니 택배가!

신나서 뜯었는데 띠지가 다 구겨졌다...책 표지도 긁혀있고...아...그리고 사인본도 없었다...

셋다 꽝.....젠장...

하루키 사인본은 도대체 언제 받을 수 있을까....ㅠㅠ

앞으로 또 몇년간 하루키 사인본은 나만의 금칙어로....남이 갖는거 배아파서 못봐...

이런건 고문이야....차라리 그냥 프린트 사인본을 달라고....그래도 사주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

다 사고나서 알라딘에서 기사단장 북램프 이벤트
인터파크에서 돈 조바니패키지를 판다...환장하것네.....

아무튼 재밌게 잘 읽었다.....결론은 사인본으로 끝나네.....다음엔 정말 이런 이벤트가 없었으면 좋겠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리커버 한정판, 라임에디션) 전판과 비교. 무라카미하루키

커버가 바꼈다잖아요...리커버라잖아요...그럼 사야하잖아요.....
도쿄기담집도 커버를 달리 팔았지....덕후는 그래도 사야한다...커버가 바껴었되잖아요...
그래도 쥐쪽이 더 귀엽다. 색은 둘다 이쁘지만.


전에 표지는 일반종이? 얇았지만 그래도 리커버 되면서 하드커버로 바뀌었다. 안에 사진도 바뀌고.


무엇보다 가격이 올랐다. 그래도 컵주잖아요..그럼 사야하잖아요.....ㅜㅜ

기사단장 죽이기 수확물(?) 및 그간 하루키 컵들. 무라카미하루키


운에 맡기자? 하는 마음으로 3세트만 샀다. 알라딘에서 2세트(혹시 다른 아이디로 하면 될까 싶어 동생아이디로 샀지만..) 교보문고에서 한세트....사은품은 나중에 짐이 된다는 생각에 최대한 멀리해서 간단하게 글라스. 운(?)좋게도 비채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이 라임색으로 새로 나와 쉽게 5만원을 채울 수 있었다. 나머지 한권은 김영하 오직 두 사람. 나중으로 미루기 잘함.

예스24나 인터파크 사은품도 탐이 났지만 자제...그래도 기사단장 죽이기 검은 우산보다 몬드리안 우산이 훨 낫지...

차라리 이렇게 배송해줬으면 책이 깔끔하게 왔을텐데....ㅠㅠ


잘보이지 않지만 알라딘에서 도착한 1권...택배회사의 책임보다 왜 새책인데 이렇게 금?이 갔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ㅠㅠ 

2권은 아에 띠지까지 찢어져서 옴..내 마음도 찢어짐..

사실 이 책이 세번째로 온거라 그래 찢어졌어도 사인본만 와라ㅠㅠㅠ하고 생각하고 펼쳤는데..ㅠㅠ


그래도 다 닫으니깐 깔끔하다...ㅜㅜ

그리고 그동안 줬던 하루키 사은품 컵들..

첫번째 껀 이번에 비채에서 준거 정말 작다.
두번째는 기사단장 죽이기
세번째는 여자가 없는 남자들.
네번째는 애증(?)의 우시카와 컵..
덴고와 아오마메를 노리며 책들 2권 주문했건만, 속으로 둘중 하나라도 상관없어, 생각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우시카와 컵만 2개 옴....
하는 연필꽂이로 사용하다 버리고 하나는 아에 뜯지도 않았던 것.

언제가 독립하게 되면 당당하게(?)이 컵을 사용하리라! 생각은 하고 있는데...
역시 받을때만 좋고 쓸때는 깨질까봐 못쓰겠다....ㅠㅠ

초속5센티미터_ 신카이 마코토 영화감상


너의 이름은., 을 보고 초속 5센티미터가 보고 싶었다. 그 이쁜 영상을 스크린으로 본다면 얼마나 더 예쁠까 하는 생각에-
마침 서울갈 일이 있었고 1월25일은 문화의 날이라 5천원에 볼 수 있었다. 언제부터 보고싶었던 영화는 전혀 정보 없이 가는게 좋아서 이 영화도 정보 없이 보았다. 어렴풋 무슨 내용인줄 알았는데 내가 생각했던 내용은 우주와 관련된 내용인가? 어디서 그런 비슷한 내용을 본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ㅠㅠㅠ
그런데ㅠㅠㅠ
그런데ㅠㅠㅠ

아니여...내가 볼 본겨...이건 내가 원하는 내용이 아니여!!! 

1부 2부 나뉘어 졌던게 너의 이름은에서도 낯설다고(영화 중간에 노래 나와서 마치 미니시리즈를 엮어놓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생각했는데 내가 도대체 뭘 본겨ㅠㅠㅠㅠ


처음 1부 내용은 풋풋하다. 6학년때 친했던 남여는 여자 아이가 중학교를 멀리 가게 되면서 서로 편지를 주고 받다 만나게 된다.
정말 예뻤고 설레고 이 둘이 정말 정말 귀여웠다.


2부는 남자애가 고등학생이 되었고 검고 밝은 여자의 시점으로 보여준다. 이제 슬슬 너 뭐하는겨? 하는 생각이 스물스물...

이걸 집에서 맥주먹으면서 안본게 다행...

3부...속터져....

기차, 열차, 지하철 다 뿌셔버려!!!!!!!! 너의 이름은에서도 지하철이나 철도가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그놈의 열차 다 뿌셔버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얼굴은 너무 잘생겼어ㅠㅠㅠ

너의 이름은에서 미츠하가 도쿄 꽃미남으로 태어나고 싶어! 했는데 그 모습이 이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세상만사 다 귀찮고 첫사랑 잊지 못해서 엄한 여자들만 힘빼게하는 놈이고요...
그렇게 좋으면 또 가던가 연락 끊어졌다고 받지도 않을 문자나 보내고
아사히 맥주 그림은 예뻐서 나도 마시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렇게 풋풋했고 귀여웠던 소년은 염세주의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희망을 걸었지만 여자애는 이미 딴남자랑 약혼....

끝까지 내 속을 벅벅...해피엔딩이 아니면 영화 보기 싫단 말이야ㅠㅠㅠㅠㅠㅠㅠ

영화가 끝나고 노래가 나오자 사람들이 별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노래가 끝나자, 진짜 끝이야? 하고 웅성웅성
나만 패닉을 느낀게 아니었다..물론 본사람도 있겠지만...

집에 오는 버스에서 기운이 쫙....내가 뭘 본겨..?

그런데 속이 터지는건 그 여운이 아직까지 있다는 것이다ㅠㅠㅠㅠㅠ이렇게 내 뒤집어진 속을 써야 마음이 후련해질것 같아 쓴다.

너의 이름은. 보고 먹먹하고 달콤한 추억에 빠지고 있었는데 초속을 보고나서 현실로 왔다.

그래 이게 현실이여....이게 지긋한 현실..너의 이름은 환타지라면 이건 진짜 사실주의 작가주의 영화다...ㅠㅠ

왜 나는 이 엔딩을 보며 화가 나는걸까, 생각을 해보았다.

결국 그 찌질한 남자가 내 모습 같아서 화가 나는거 같아. 미련이 넘쳐 흐르고 자기 혼자 포기하고 자기 혼자 우울해하고
누가 그렇게 살라고하지 않았는데-

남자 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기차 시간표를 적고 시간을 확인하고, 그 모습이 마치 내가 서울갈때나 여행갈때 모습을 보는거 같아 좋았다. 아직 스마트폰이 없어 서울에 가려면 일일이 지도를 그리거나 수첩에 시간표를 적는데 기차가 연착이라도 되면 얼마나 똥줄이 타는지, 남자 주인공 마음이 이해갔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갔던 그 마음이 너무 귀엽고 이뻤다.

그랬다고ㅠㅠㅠㅠㅠ너 그랬잖어...왜 청춘을 중딩 때 다 소비하고 고딩때 화살만 쏘면 다냐ㅠㅠㅠㅠㅠ

뭔가 이쁜 쓰레기를 본 기분...

쓰레기인데...이뻐....이쁜데 쓰레기야...

근데 주어가고싶어...주어가면 쓰레기야...

계속 빠지는 딜레마....

하지만 영상은 정말 정말 예뻤다....왜 이렇게 예쁘게 그리냐고ㅠㅠㅠ

보면서 이 감독 사실은 너의 이름은, 도 어쩌면 베드엔딩이라 생각하지 않을까...그냥 한때의 청춘이었을뿐 꿈은 꿈이다 라고 생각하는게 아닐까....그런데 베드엔딩이면 관객들이 승질 빡칠게 분명하니깐 좋게좋게 끝낸게 아닐까.....

그래도 문화의 날이라 5천원으로 본게 어디야.....9천원 주고 봤으면 더 충격받았을지도...

즐겁게 웃고 잊어버리느냐

찝찝한 기분으로 기억에 남느냐.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거 같다. 멍한 눈으로 티비보는 남자주인공이 잊혀지지 않아ㅠㅠㅠ얼굴 낭비하지 말아라ㅠㅠㅠㅠ

그리고 미미와 쵸비가 나와서 혹시 했는데 역시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의 쵸비와 미미였다.
그 모습인 귀여웠다 제일 좋아하는 애니라 기뻤다. 기뻤다고....기쁘면 끝까지 기쁘게 해주라...

생각해보면 그 둘은 사귀었어도 헤어졌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여자아이는 실컷 울고 실컷 힘들어하고 성장했을거라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여자가 전해주지 못한 편지를 봤을땐, 아련한 그리움이었으니까. 
남자 주인공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남자아이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학창시절에 마음이 성장하지 못하고 그대로 어른이 되는게 얼마나 슬픈건지 보여주는거 같다.

그래도 마지막 장면은 열받으면서도 한편으로 남자아이도 조금은 어른으로 성장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거 같았다.

이걸 내가 20대 봤던라면 무슨기분이 들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좀 더 말랑했을 때. 









하루키를 잊고 있었다. 그런저런


신간은 꼬박 구입하지만 다른 책은 손댄지 오래-
예전이라면 신간이 나오지 않아도 자주 검색하고 정보를 찾아보았을텐데
그런 설레임도 잊은지 오래.

그래서 벌을 받은 기분이다.

일본 도쿄에서 일본 치히로 미술관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일러스트 전시회가 있었던거ㅠㅠㅠ
왜 이걸 몰랐냐고ㅠㅠㅠㅠ왜 몰라ㅠㅠㅠ왜ㅠㅠㅠㅠ속터져ㅠㅠㅠㅠ왜 몰랐냐고ㅠㅠㅠㅠㅠㅠ
눈물만 가득...

일본에 놀러간다면 교토나 오사카 혹은 시골 온천같은 조용한 곳을 가고 싶었다
도쿄는 시끄럽고 딱히 가고싶은곳도, 르누아르나 마그리트 그림이 있는 곳은 괜찮겠지만
조용히 산책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도쿄는 정말 나와 인연이 없는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지....

시기간 파리 갔다온 뒤 돈도 없고 거지신세였던게 분명하지만 그래도 미리 알았다면 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망상만 있을뿐...

다행히 교보문고에서 전시회 도록을 구입...

안자이 미즈마루책도 나중에 나중에 미루고 있었는데....왜 못봤다 생각하니 더 끌리는지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혹시 다시 그런 전시회가 열리지 않을까? 싶었는데ㅠㅠㅠㅠㅠ
미리미리의 중요성 자주자주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슬퍼...다시 생각해도ㅠㅠㅠㅠㅠㅠ갔어야했는데ㅠㅠㅠㅠ

덕분에 알게된 사실 2017년 2월 24일 하루키 신간!

하루키 신간 정보 


■ 신 쵸샤 특설 사이트 
http://www.shinchosha.co.jp/harukimurakami/

 

① '기사 단장 살인 제 1 부 드러나는 이데아 편」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ISBN : 978-4-10-353432-7 C0093 
정가 : 본체 1,800 엔 (세금 별도) 
마흔 여섯 변형판 하드 커버 512 페이지 
2017 년 2 월 24 일 발매

 

② "기사 단장 살인 제 2 부 키안 밀랍 은유 편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ISBN : 978-4-10-353433-4 C0093 
정가 : 본체 1,800 엔 (세금 별도) 
마흔 여섯 변형판 하드 커버 544 페이지 
2017 년 2 월 24 일 발매



추리물인가 싶어 동명이인?

이라고 생각했는데 맞을 것 같다.


그런데 뭐 일본어1도 모르니 그림의 떡이지만-

빨리 보고싶다...두꺼워서 더 좋아...


그래도 너무 아쉽다ㅠㅠㅠㅠㅠ제발 한국에서도 전시회 해주세요 제발ㅠㅠㅠㅠㅠ


2015.05.31_하루키 뮤직룸 무라카미하루키



하루키 콘서트는 두번째. 앞으로 이런 콘서트가 많이 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5월 초 우연히 올레 공연 카테고리에서 하루키 뮤직룸을 보았을때 깜짝 놀랐다. 언제 소리소문없이 콘서트를 한다는거야!!! 믿을 수 없어. 지금 알게되다니ㅠㅠㅠㅠㅠ잠시 휴덕하고 있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콘서트 가격은 R석 8만원.

나에게는 이 돈도 큰 부담이라 동생에게 sos.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지? 징징 거리며 올레에서 30%할인해서 판대!!!!

그래서 겟한 하루키 콘서트 티켓.

넌 나보다 어리지만 날 마음으로 낳아준 양엄마나 다름없어ㅠㅠㅠㅠ

미리 구매에서 20일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지나다가 당일이 되는 순간 멍, 해졌다. 그토록 가고 싶은 콘서트였는데 서울까지 올라가려니 너무 귀찮았다....그래도 어떻게 얻은 티켓이고 또 이런 기회가 있을지 모르는데...

게다가 전국은 메르스로 들썩이는데...

결론은 동서울 가는 버스도 간신히 타서 서울가기 전에 마스크 쓰고 가야지 했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공연시간은 5시.

점심먹고 느긋하게 커피마신다음에 가기 참 좋은 시간.

의외로 세종문화앞은 한산했다. 계단 앞에는 햇빛을 피하려는 사람이 몇몇 있어, 음 그렇구나 하고 안에 들어가는 순간 

도떼기시장마냥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루키 책이 많이 팔리긴 해도 이렇게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니 감동의 도가니.

공연 되기 15분전에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줄로 가득했다.

처음에 다른 공연이 있는줄....



프로그램 책자도 이런 표지였으면 좋았을텐데 혹은 포스터를 나누어 준다던가....


D열이라 4번째 줄인줄 알았는데  이게 왠일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
첫번째 자리였다ㅠㅠㅠㅠㅠㅠㅠㅠ올레!!!올레 만세!!!!!!!

첫 공연이 인상 깊었다. 하루키 소설과 관련이 있어서 처음에 영상이 나온다. 영화처럼.

조금 아쉬었던 점은 두번째 달은 녹색이끼같은 작은 모양인데 달이 2개로 나눠진건 음? 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책 분위기에는 충실한거 같았다. 정말 리틀피플이 튀어나올것 같은 분위기.


그리고 시작된 신포니에타. 택시 안에서 수도고속도를 타는 장면도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사실 덕후를 만족할 수 있는건 별로 없겠지만-

신포니에타가 끝나고 이동진과 황덕호의 사회로 중간에 토크가 있었다. 사실 토크를 할때 무대 중앙에서 하겠거니 생각했는데 마치 kbs 책을 읽다 이런 느낌의 잔잔한 서재 느낌의 세트에 쇼파에 앉아 진행했다. 재즈평론가 황덕호씨는 책은 읽어보았지만 열열한 팬은 아니라고- 오히려 그 점이 신선하고 좋았다. 이동진씨는 하루키를 좋아해서 말씀 하실때마다 맞아 맞아 나 혼자 좋아하고 또 내가 몰랐던 비화를 들으면 그런일이? 하면서 좋았다. 


제일 좋았던 <My Favorite Things>

재즈풍으로 유트브의 이런 느낌있던거 같다. 15살 소년이 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단련시킨게 너무 조숙한거 아니야 싶었지만- 콘서트 끝나고 하루종일 이 음악을 흥얼거렸다. 사실 가사라든가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나왔다는것 조차 가물했는데 듣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지고 눈 앞에 좋아하는 것들만 가득한 기분이 들었다.

공연 시작은 5시 10분이 시작되서 7시쯤 반쯤 끝났던. 앵콜은 없었지만 내용은 충실했다. 단순히 음악만 진행되었더라면 조금 지루했을텐데 이동진과 황덕호씨의 진행이 재미있고 즐거웠다. 이동진씨가 가고 싶은 곳이 더블린으로 율리시스의 내용에 따라 여행가고 싶다니까 황덕호씨가 그럼 일이 되겠네요.

마치 시인 둘이 밥먹는데 한명이 노을이 참 아름답네요 하니 다른 시인이 밥 먹는데 일이야기는 그만합시다. 이런 기분이 들었다. 

이런 종류의 농담과 이야기가 오고가서 즐거웠다. 음악 없이 이런 하루키 토크 콘서트를 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재미있게 듣고 보고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작년 콘서트가 더 재미있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트한 팬이나 단순히 음악을 즐기기 위해 온 사람이라면 분명 이 콘서트가 더 마음에 들었을것이다. 하루키에 대해 몰라도 친절하게 사회자분이 설명을 하니깐 전혀 몰랐던 사람도 아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거 같아.

반해, 민음사 콘서트는 여기있는 사람이 하루키 팬이라는걸 전제하에, 라는 시점이 짙게 깔렸다. 그래서 동생이 이번 콘서트에 같이 안갔던 이유 중 하나가 난 가도 잘 모르겠어, 생각보다 지루했어. 라고 말했다. 이 콘서트때 분위기는 거의 하루키 부흥회라고 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반면에 팬이 아닌 사람, 어쩌면 순전히 음악만을 듣기 위한 사람이라면 조금 지루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막판에는 앵콜이 계속 터져서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에요 하면서 밴드들도 즐거워했다. 이런 분위기는 자기네들도 처음이라면서 마지막은 헤이 주드로 장식했다. 

그래서 이번 콘서트도 그런 분위기가 아닐까 했는데 너무 점잖아서 여기서 앵콜 외치면 안되는건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니면 더 있었는데 사람들이 박수만치고 앵콜소리가 많이 안나와서 그냥 앵콜곡을 안한건가 싶기도하고-

그리고 프로그램에서 아쉬운건 '태엽감는 새' 도입에서 "도둑까치 서곡"이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으로는 스파게티가 끓고 있고 그리고 전화벨이 울리는 장면이 있었더라면 진짜 좋았을텐데- 다들 영상미가 있어 이것도 만들어 주세요, 하는 욕심이 들었다. 다음에 콘서트 시즌2를 한다면 제발 넣어주셨으면ㅠㅠㅠㅠㅠ

하지만 들어보니 잔잔했던 분위기에 딴따라라라딴~이건 안어울렸을것 같기도하고- 전체적으로 잔잔한 분위기, 점잖은 분위기였다. 마치 재즈바에 맥주를 마시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기분이 들었다. 땅콩을 먹으며. 마치 제이스 바 같다.(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 나와 쥐가 자주 가던 술집) 사회자는 라디오처럼 들리고-

음악도 즐거웠지만 조명도 신기했다. 정말 재즈음악이 나올때면 담배안개가 자욱한 느낌. 정말 제이스바 같았다. 

프로그램 책자를 사면 주는 씨디. 전에 문학동네에서 주던 사은품같은데-
가격은 5000원.

조금 아쉽다면 노래가 나오는 부분을 설명이 아닌 소설 부분을 발취했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저작권 때문에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공연이 끝나고 객석을 보는데 관객인 나도 깜짝 놀랐다.  2층까지 모두 사람이 찼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다니 물론 표를 찾기 위해 긴줄을 선건 봤어도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우르르 나가는걸 보니 새삼 감동ㅠㅠ 하루키가 직접 낭독회 하면 종합운동장이라도 빌려야 하는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절대로 그런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너무너무 아쉽다. 실망이 아니라 또 가고 싶어서ㅠㅠ
이래저래 아 조금만 뭐 했더라면 이게 있었더라면 하면서 불평을 쏟아냈지만 그래도 역시나 좋았다ㅠㅠㅠㅠㅠㅠ
다음엔 덕심을 한 10%로만 올려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에 재즈의 초상에 나오는 노래를 가지고 콘서르를 하는것도 좋을것 같다. 아마 분명 나올것 같다.
중간에 옆에 책도 팔고.....늘 생각하는거지만 하루키 얼굴이 그려진(반드시 안자이 미즈마루가 그린) 머그컵을 판다면 이건 진짜 많이 팔릴텐데ㅠㅠㅠㅠ제발 굿즈를 팔아달라!!!!! 이 5천원짜리 프로그램 책자도 덕심이 아니면 살 필요도 없는건데ㅠㅠ



-생각보다 혹평이 많았다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혜를 떠난 해....이것도 그 나름대로 재미있었던거 같은데? 생각을 했는데 역시 덕후렌즈를 끼고 봐서 일까?

- 다음 프로그램엔 1Q84에서 나왔던 바흐의 평균율이 나왔으면 좋겠다.

- 내가 덕후라 몰랐는데 사실 이동진팬들도 꽤 온거 같다...어쩌면 하루키의 힘보다 이동진씨의 힘일수도...

1Q84 - 하루키의 조각들. 무라카미하루키


 <1Q84>를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예전 하루키 소설 속 조각들이 떠오른다. 그 데이터베이스들이 <1Q84>와 맞물리면서 이야기는 더 풍성해진다. 처음 생각난 소설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이 소설은 <해변의 카프카>도 떠오르게 한다. 아무래도 각자 상관없었던 인물들이 교차되면서 하나의 점으로 이어간다는 맥락은 같다. 포니테일과 스킨헤드의 콤비를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났다. 하지만 초기작에 비해 더 섬세해졌다. 고마쓰의 말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독자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것을 소설 속에 끌어들일 때는 되도록 상세하고 적확한 묘사가 필요해. 생략해도 괜찮은 것, 혹은 반드시 생략해야 하는 것은 대부분의 독자가 이미 목격한 적이 있는 것에 대한 묘사야. 


 문장 역시 밀도 있고 풍부해져서 나는 그 문장사이를 유영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조각을 음미하고 곱씹으며 전작들을 생각해 보았다. 


 첫 시작은 여자주인공 아오마메는 꽉 막히는 수도고속도로에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듣는다. 아오마메는 그 작곡가가 야나체크이며 곡이 신포니에타라는 걸 어떻게 안건지 알 수 없다. 그 곡을 듣자마자 알게 되었다. 하루키의 소설에는 수많은 음악이 나온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을 보면 하루키는 나는 글쓰기를 거의 음악에서 배웠다. 역설적이지만, 만약 그토록 음악에 빠져들지 않았다면 어쩌면 소설가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소설가가 된 지 삼십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나는 여전히 소설 창작의 많은 방법론을 뛰어난 음악에서 배우고 있다. 라고 말했다. 그래서 하루키 소설 뒤에는 많은 음악들이 배경음악처럼 흘러나온다. 사실 나에게 하루키 속 음악은 그저 문장에 불과했다. 어쩐지 그 음악들을 들으면 내가 구축해온 하루키 월드가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현실의 알람 같은 생각이 들어 굳이, 찾아 듣고 싶진 않았다. 마태수난곡이나 평균율이나, 이런 건 현실 속 음악이 아니라 소설에서 지내어낸 존재하지 않은 음악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작년 생일선물로 친한 동생이 <소설 속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 CD를 선물로 줬다. 그 선물도 바로 뜯지 않고 방치하다 요 근래 한번 들어볼까(볼 때마다 방치했다는 죄책감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CD를 들었다.


 듣는 순간 18세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국 1950년대 헐리우드 영화가 생각났다. 사건이 시작되기 전에 영어로 가득한 화면이 펼쳐지고(영화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그 위를 이 음악이 흘러나올 것만 같다. 만약 이 클래식이 택시에서 흘러나온다면 꽤 설렐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쉽게 물드는 편이다. 하지만 소설을 읽기 전 이 음악을 알았더라면 나는 아무 감흥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행복감을 느끼며 작곡했다는 이곳은 어쩐지 사건의 시작, 혹은 불행을 암시하는 느낌이 강렬했다. 


 마이클 커니햄의 <세월>처럼 버지니아 울프와 그 소설, 그리고 그 소설 속 작중인물을 딴 장미부인 별명을 가진 여인이 생각났다. 아오마메는 생각한다. 신포니에타와와 아오마메는 무슨 접점이 있었던 걸까? 시공간을 뛰어 넘는 듯 한 착각이 들었다.


 어쩌면 신포니에타는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그녀는 꽉 막힌 수도고속도로를 탈출하기 위해 택시 기사의 조언에 따라 수도고속도로 비상계단으로 향한다. 현실은 언제든 단 하나밖에 없어요, 라는 말을 세기면서.


 낮에는 스포츠센터에 일하는 아오마메. 그녀는 버드나무 저택의 노부인과 인연이 닿아 그녀의 부탁으로 심각 할 정도로 가정폭력을 행사는 남자를 저쪽으로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일을 매우 치밀해서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덴고는 수학을 가르치는 작가지망생 강사이다. 아직 등단은 하지 않았지만 고마쓰의 눈에 띄어 소일거리 맡아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초등학교 시절 같은 반이었다. 한명은 증인회 신자의 딸로서 한명은 NHK수금원의 아들로써 그리 달갑지 않은 주말을 보내는 우울한 초등생이었다. 얼마나 정신적 폭력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으면서 그 깊이가 어디까지인지는 알 수 없어 안타까웠다. 이 소설은 분명 소설일 테지만 이러한 아이들이 분명 존재할 테니까. 그리고 그 트라우마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들을 얽매이게 한다. 평범한 일요일에도 말이다.


 이 소설에서는 종교집단이 나온다. 이 소설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다. 고마쓰는 후카에리(본명은 후카다 에리코)의 소설 <공기 번데기>를 덴고에게 고쳐서 신인상에 응모하자고 제안한다. 제안이라고 하기엔 일방적이지만. 그런데 이 <공기 번데기> 소설을 하루키의 많은 조각들을 생각나게 한다. 우선 산양. 하루키 소설에서 양이 처음 등장한건 <양을 둘러싼 모험>이란 소설이다. 쥐 3부작의 마지막편이다. 하루키는 이 소설을 쓸 때 면양 조사를 많이 했지만 그 만큼 써먹질 못했다, 라는 글을 어디서 봤는데 30년이 지나도 양이야? 이정도면 정말 써먹을 때로 써 먹은 거 아니야? 라고 웃게 되었다. 사실 하루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양, 정확히는 양아저씨를 좋아한다. <양을 둘러싼 모험>에서 양도 권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산양은 그저 산양일 뿐인지 리틀피플이 나오는 중요한 매개체인지는 알 수 없다. <공기 번데기>의 내용은 산양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소녀가 벌로 죽은 산양과 함께 갇히게 된 이야기다. 그런데 죽은 산양에서 리틀피플이 나오면서 공기 번데기를 소녀와 함께 만든다. 리틀 피플. 리틀피플은 <TV피플>의 소설 속 TV피플이 생각난다. 그들은 호우호우 라고 추임새인지 소리를 내는데 그 모습은 <해변의 카프카>에서 조니 워커가 고양이를 죽이기 전 휘파람을 부르는데 그 노래는 디즈니 영화의 <백설공주>에서 난쟁이들이 일을 할 때 부르는 <하이호>였다. 백설공주 하면 <어둠의 저편>까지 멀리 가야한다. 하루키 소설 이야기를 하게 하게 되면 점점 브레인스토밍처럼 연관 단어가 넓게 펼쳐지고 만다. 그러고 보면 후카에리와 리틀피플은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생각나다.  


 하루키는 <옴 진리교>에 관한 르포르타주 책을 쓴 적이 있다. <언더그라운드>, <약속된 장소에서> 이 두 편은 가해자, 피해자의 인터뷰로 이루어진 책이다. 최대한 담담한 어조로 그날 옴진리교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작품은 하루키의 문학 터닝 포인트라고 말하는데 사실 이 책보다는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을 춘다>가 생각났다. 주인공의 어머니는 주인공에게 너는 신주님의 아들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녀는 반드시 콘돔을 했음에도 아이를 가졌으니까, 처녀수태를 한 것이다. 물론 그녀가 순수한 처녀는 아니다. 하지만 반드시 콘돔을 했음에도 상대방은 산부인과 의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중절수술 이후에도 임신을 하게 되고 결국 주인공을 낳게 된다. 


 나는 종교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그들이 행복하고 남에게만 피해만 주지 않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그 종교로 인해 마음이 단단해진다면 그걸로 된 거라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선구’는 처음엔 코뮌 같은 농업공동체 생활이 중심이었다. 후카에리 아버지의 중심으로 만들어진 공동체는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사상을 모토로 만든 조직이지만 결국 혁명분파는 총기사건으로 자멸하게 된다. 어떻게 철저히 머리로 생각하고 행동했던 조직이 종교화가 됐는가는 후라에리가 데리고 온 리틀피플 때문이었다. 처음엔 덴고는 이 이야기는 소설이지만 사실일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아오마메는 노부인의 부탁으로 의뢰받은 사람을 저쪽 보낸 후 두 번째 의뢰를 받게 된다. 바로 선구의 리더를 저쪽으로 보내는 것.


 <트릭>이라는 일본 드라마를 좋아한다. 이 드라마에서는 초능력이라는 능력으로 온갖 사람들을 현혹시켜 돈을 갈취한다. 물론 그들은 초능력자가 아니다. 트릭에 불과한 것. 그런데 정말 전능한 신이 있다고 혹은 시계를 공중에 올릴 수 있다고 그 신이 그 존재가 날 바꿀 수 있을까? 절대자의 존재를 그저 신봉한다고 나라는 존재가 달라질 수 있을까? 


 균형 그 자체가 선이다. 


 저울이 생각났다. 어느 쪽도 기울지 않는 균형 그 자체인 저울. 하지만 선 자체가 올바르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대에게 악일수도 있는 것이다. 


 불행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혹은 경고에 대해서. 요즘 생각이 드는 건데 불행, 불안은 나에게 직접 오면 그다지 큰 해를 끼치지 않는다. 내 불행이다. 내 불안이다. 이건 어떻게든 극복하면 된다. 하지만 상대의 불행은, 상대의 불안은 내 스스로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슬프고 더 불안하다. 아오마메도 마찬가지.


 차라리 나에게 벌어진 일이라면 상관이 없는데 그것이 상대에게 닥치니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그것이 나를 행한 경고라면- 소설 속 이야기지만 너무 끔찍하다. 내 불안도 리틀피플의 경고일까, 라는 망상을 잠시 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건 사랑만세, 일 것이다. 조금 슬프게 끝날 것 같은 사랑이 다행히 3권이 나와 부활했다. 우시카와라는 카드를 내세우고 말이다.


 우시카와라는 캐릭터를 볼 때면 우직한 개가 떠오른다. <거울 속의 저녁노을>에 등장하는 말하는 개. 이미지는 하이에나와 개 중간쯤 하지만 더 고독하다. 개과는 떼로 다니지만 우시카와는 독고다이. 인생마저 독고다이. 자신이 옆자리가 비었음에도 아무도 앉지 않는 정도의 외모를 가진 사람. 이 문장을 읽고 이제부터 이런 아저씨들이 고독함을 느끼지 않게 해주기 위해서 옆자리가 비었을 때 반드시 안아줘야겠다는 쓸데없는 사명감을 갖게 해주었다. 


 책 내용과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언더그라운드> 책 이벤트 할 때 1Q84에 등장하는 인물이 쓰여 있는 머그컵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나는 덴고와 아오마메 커플 머그컵을 생각하며 언더그라운드, 약속의 장소에서 2권을 주문했는데 2개 다 우시카와. 운명인건가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처럼, 이란 조금 우울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우시카와의 성실함을 좋아하게 되었다. 끈기, 노력. 분명 아오마메의 목을 죄어오는 추적이지만 우시카와 시점에서는 존경스러울 정도로 감탄스러웠다.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땐 잔혹하고 복잡한 이야기는 다 잊어버리고 동화를 읽은 듯 한 기분이 들었다. 용감한 소녀 기사가 왕자님을 만나기 위해서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용을 해치우고 왕자님을 만난 이야기. 소녀 기사가 왕자를 만나기 위해 바뀐 세계를 모험하는 이야기 같았다. 마음 끝이 달콤해졌다. 


 하지만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다. 제일 중요한건 그래도 역시 덴고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좀 더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그 발작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비밀은 오직 우시카와가 쥐고 있는데 나중에  밝혀지지 않을까? 세계는 닫혔다고 선구의 리더가 말했는데 이 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4권이 나오거나 쥐3부작 이후 <댄스 댄스 댄스>가 나온 것처럼 또 다른 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루키 소설 속에는 주인공이 사건에 휘말려 산 속에 들어가서 며칠 생활하는 장면이 나온다.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양을 둘러싼 모험>에서 주인공이 쥐의 별장에서 생활하는 장면이다. 아마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 먹으며 생활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곳에는 풍부한 음식들이 가득하고 여유롭다. 물론 고독하지만 그런 곳에 며칠 있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 <해변의 카프카>에서도 카프카가 은신했던 곳도 그렇고- 아오마메의 은신했던 곳은 그들의 비해 가장 현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셰에라자드>의 내용이 은신처에 음식과 물건을 제공 해주는 여자가 나온다. 여기서도 유부녀야? 도대체 유부녀들이 왜 이렇게 밖에 남자를 두는 거야, 이거야말로 판타지잖아. 유부녀 패티쉬야?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소설 중에 하나다. 아무튼 그 소설이 생각났다. 이제 하루키도 현대적으로 바뀌는가 싶지만 그래도 쥐의 별장이 그립다.


 역시 고양이, 라고 생각이 들지만 고양이들의 활약이 적어 슬펐다. 고양이 마을이라는 상징이 크지만 고양이 번데기도 참 귀여울 텐데 말이지.


오늘 달을 보니 역시 한 개 였다. 충분히 현실 세계다. 하지만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2개여도 상관이 없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선 준코 시마다 정장과 하얀 블라우스, 찰스 주르당 하이힐과 베이지색 스프링코트를 입고 수도고속도로를 먼저 타야할 것이다. 




05. 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하루키



배가고프면 빵가게 재습격이 생각난다. 빵가게 재습격의 전편격인 ‘팬’은 세시에서 나온 꿈속에서 만나요(혹은 소울메이트. 개인적으로 소울메이트쪽이 낫다. 왜냐하면 꿈속에서 만나요에서는 하루키와 이토이 시게사토와 공저인데 꿈에서 만나요에서는 둘의 구분이 없고 소울메이트는 구분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처음 꿈속에서 만나요에서 읽었을때 하루키가 이런 식의 글도 써? 했는데 대부분 그런 글의 스타일은 이토이였다.)에 등장한다. 제목으로 찾을 때 ‘빵가게’니 ‘습격’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으니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아무튼, 꿈속에서 만나요에서도 읽었을 때 재미있게 읽었는데 페이지(?)를 갖춘 단편소설로 나와서 반가웠다. 그런데 이 소설 속 배경인물들은 태엽감는새와 비슷하다. 태엽감는새의 전작으로 봐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선 남자 쪽은 법률회사를 다니고 있고 여자는 디자인스쿨에서 근무 중. 태엽감는새에선 법률회사를 다니다 퇴직한 것으로 나온다. 

부부는 지독한 배고픔에 휩싸인다. 그건 그냥 배고픈 게 아니다. 특수한 굶주림이다. 맥주 6개중 4캔을 남자가 2개를 여자가 먹었다. 사실 나라면 맥주 4캔 정도면 조금 배부를 텐데 도저히 허기가 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특수한 굶주림은 이미지를 띄고 있다. 자신은 바다에 떠 있고 멀리 화산이 보인다. 남자는 아무렇지 않게 자신이 젊은(?)시절 친구와 함께 빵가게를 습격한 이야기를 한다. 여자는 이 이야기를 다 듣고 이건 저주라고 말하며 저주를 깨려면 빵가게를 습격해야한다고 한다. 그래서 밤을 배회하다 선택한 것은 맥도널드. 여기서도 재미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빅맥 30개를 훔쳐가면서 여자는 콜라 값을 지불한다. 우리는 빵 이외에는 아무것도 훔칠 생각이 없어요. 이런 식의 하루키 유머를 사랑한다. 어제 도착한 하루키 신간 <여자가 없는 남자들에서><예스터데이>에 이런 문장이 있다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나에게는 여자를 자연스럽게 웃게 하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그 문장을 읽고 웃음이 났다. 알고 있다니까 조금 얄밉다는 기분도 든다.

이 빵가게습격에 나오는 소설들은 모두 베스트에 뽑고 싶을 정도로 좋아한다. 특히 코끼리의 소멸 역시. 이 소설의 원형으로 보이는 어느 작품집(일본에서 출간된)에 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동쪽나라에서 출판된 화요일의 여자들에서 <하이네캔 맥주의 빈 깡통을 밟는 코끼리에 대한 단문>이라는 짧은 소설이 있는데 이 소설을 더 확장시킨 것 같다. 마을에서 코끼리를 인수하고 맨 처음 준 일은 깡통밟기. 짧은소설도 마음에 든다. 

동물원부지가 맨션부지로 팔리면서 동물들은 죄다 팔리지만 코끼리만은 팔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어떻게 처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마을 측과 택지부지 측, 동물원측은 각각 합의를 내놓는다. 코끼리는 마을이 인수한다. 코끼리가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은 택지부지측이 마련한다. 사료를 동물원측에서 낸다. 그렇게 코끼리는 마을의 상징이 된다. 화자는 코끼리가 마을의 상징에 된 것에 불만이 없다. 오히려 애정을 갖는 편이다. 그렇데 1년 뒤 코끼리는 소멸되었다. 나갔더라면 쇠사슬을 풀고 나갔어야 하는데 열쇠는 금고에 있다. 코끼리와 함께 사육사도 없어졌는데 그의 행방도 알 수 없다. 나는 화자가 코끼리 신문기사를 꼼꼼히 보고 스크랩하는 장면을 좋아한다. 어쩐지 그 모습이 사실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코끼리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화자는 대기업 전자제품 회사에 다니는데 광고부에서 일을 한다. 회사가 말하는 건 통일성. 부엌이 아니라 주방입니다. 아무렇게나 불러도 상관없는 거지만, 회사에서는 그렇게 통일시키고 있어서요. 사실 코끼리가 없어진 건 통일성에서 무너지는 것이다. 모두가 정한 규칙에 코끼리가 존재하다가 소멸된 것이다. 결국 코끼리에 대한 이이야기는 모두 잊어버린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은 쓸쓸해 보인다.

정말 모델이 존재하는 것인가? 여행사에 근무하는 여직원. 색채가 없는-에서도 여자주인공격이 여행사에서 근무했던 거 같은데, 이때는 쉽게 넘어갔는데 이제는 새롭게 다가온다. 아무튼 이 남매, 어쩐지 콤비로 보이지만 좋아한다. 남자는 자신의 동생과 결혼할 남자가 맘에 들지 않는다. 이쯤 읽어보면 이 소설의 공통점이 등장한다. 바로 와타나베 노로부! 하루키 팬들은 알겠지만 와타나베 노보루는 안자이 미즈마루 본명이다. 초창기 읽었을 땐 몰랐는데 새삼 아니까 반갑다. 이 소설엔 공통적으로 와타나베 노보루가 등장한다. 그렇다면 첫 번째 소설도 태엽감는새로 분류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또 한 번 든다.

5년 동안 동생과 살면서 큰 문제가 없었다. 각자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살아왔다. 한번은 동생이 주방에서 울고 있었다. 들어가지 않고 부엌 테이블에 있으니 지나칠 수도 없고 위로받고 싶어 하는 걸 뻔히 보이기 때문에 위로하는데 결국 지친오빠의 말이 가관이다. 

처음에 스파게티 사건을 두고 오빠는 편협하고 말을 한다. 사실 조금 모가 난 사람 같지만 어쩐지 수필 속 하루키와 많이 비슷해 보인다. 외동아들이지만 여동생이 있다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스테이크를 하는 동생에게 크로켓을 해달라고하지 않나 맥주대회 에피소드나, 고장 난 앰프를 때문에 인두를 사러가는 남자를 두고 여동생은 좋은 사람이지? 하니 편한사람이네라고 답한다. 게다가 맙소사. 홀리오 이글레시아스! 하루키 초창기 수필집에 보면 홀리오 이글레시아스에 대한 증오 아닌 증오의 글이 많다. 어째서 그런 두더지 똥 같은 것이 집에 있었지? 생각하면서 태연하게 이런걸 아주 좋아하지 하고 말을 한다.
뭐 이렇게 정들겠지, 라는 체념적으로 읽었다. 오빠지만 어쩐지 이해된다. 가족이 아닌 타인이 가족이 된다는 것. 내가 살 것도 아닌데도 말이지.

쌍둥이와 침몰한 대륙은 반가운 소설이었다. 하루키 두 번째 장편(이라기엔 짧고 경장편)소설에 등장했던 쌍둥이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루키 엽편이나 수필에도 쌍둥이가 등장한다. 산양메이, 캐릭터도 귀여웠다. 그러고 보니 메이라는 이름이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데 가물가물. 우연히 잡지에서 세련된 모습으로 디스코텍에 있는 쌍둥이를 보게 된다. 가상의 세계에서 현실의 세계로 넘어간 느낌. 화자였기 성실히 살아가는 것 같고. 후일담 같은 소설이다.

로마제국의 붕괴.1881년의 인디언 봉기.히틀러의 폴란드 침입.그리고 강풍세계, 아주 긴 제목이지만 내용은 짧다. 이런식으로 일기를 기억해 내다니. 정말 대단하다. 눈가리개, 전골냄비하면 생각나는 소설. 

반딧불이는 앞부분을 그대로 따오고 제목을 달리 했는데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는 제목을 그대로 따왔다. 이 소설은 많이 읽은 만큼 내 삶에 스며들었다. 전작 로시니의 도둑까지는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지만. 생선가시 바르기, 골목, 공과금 낸 후 맥도널드에서 치즈버거와 커피, 전화, 육손, 그러고 보니 여기서 화자는 자신이 잔디깎기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뭐 거기까지 이어지진 않지만.
여자가 없는 남자들을 읽고 이 소설이 생각났다. 아마 ‘전화’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루키 소설에는 전화 거는 여자가 종종 등장한다. 주로 자신의 친구를 찾기 위해 전화를 걸거나 외로운 여자들. 여자가 없는 남자들은 그런 종류의 전화가 아니지만. 하루키 소설 속 전화벨 소리는 그리 반갑지 않은 소리다. 흉폭한 무기와도 같고 적막을 부수는 도끼와도 같다. 사실 나도 전화벨 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전화벨을 낮게 맞추거나 멜로디를 좀 더 부드럽게 해도 영 신경에 거슬린다. 어린 시절 영향인지 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발신자번호가 있어 다행이라 생각이 든다. 아는 번호라면 풀숲을 헤치고 갈 각오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부담스럽다. 어쩌면 전화벨 자체가 타인의 터치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전에 이 소설집 감상을 썼다. 썼는지 가물가물했는데-3년 전이다. 3년이라니 가까우면서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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